인간 내면의 도덕적 갱생과 신앙적 부활을 그린 소설
<부활>(Resurrection)은 톨스토이(Leo Tolstoy)가 그의 만년인 1899년에 발표한 장편 소설입니다. <부활>은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와 함께 톨스토이의 3대 걸작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러시아 제정 말기 사회의 부패와 종교적 타락, 인간의 내면적 구원이라는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실제로 톨스토이가 감옥 개혁에 관심을 가지며 접하게 된 실화를 바탕으로 쓰였으며, 그의 종교적·도덕적 신념이 뚜렷하게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 소설의 중심 인물은 귀족 청년 네흘류도프입니다. 그는 젊은 시절 하녀였던 마슬로바를 유혹해 순결을 빼앗고, 그 뒤 그녀를 내버려두고 떠나버립니다. 이후 마슬로바는 사회 밑바닥으로 떨어져 결국 매춘부가 되고, 우연히 살인죄로 기소되어 법정에 서게 됩니다. 성인이 된 네흘류도프는 배심원으로 재판에 참석하게 되고, 마슬로바와 재회하게 되면서 자신의 과거 죄악과 책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 사건은 그의 인생에 전환점을 가져오며, 그는 마슬로바를 구원하고자 결심하게 됩니다.
재판에서 마슬로바는 억울하게 시베리아 유형을 선고받습니다. 네흘류도프는 귀족적 특권과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그녀를 따라 시베리아로 향합니다. 그는 여행을 통해 다양한 부류의 죄수들과 접하게 되고, 러시아 사회의 부조리, 형벌 제도의 잔혹함, 종교의 위선 등을 목도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단순히 물리적 여정이 아니라, 네흘류도프 자신의 영혼이 타락과 죄악에서 벗어나 진정한 구원의 길로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는 점차 인간애와 사랑, 참된 신앙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며, 마슬로바를 통해 삶의 본질을 다시 보게 됩니다.
결국 마슬로바는 새로운 사람과 사랑에 빠지고, 네흘류도프는 이를 받아들이며 조용히 떠납니다. 톨스토이는 이 결말을 통해 구원이란 소유가 아니라 희생과 이해, 그리고 자신에 대한 용서에서 비롯됨을 말하고자 합니다. <부활>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나 죄와 벌의 서사가 아니라, 당시 러시아 귀족 사회의 위선과 부패, 법과 종교의 타락을 고발하는 한편, 인간 내면의 도덕적 갱생과 신앙적 부활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는 톨스토이가 신앙과 윤리, 사회 개혁에 심취했던 시기의 집약적 작품입니다.
톨스토이의 만년 사상과 종교적 성찰, 사회 비판이 집대성된 작품
<부활>은 발표 당시부터 러시아 문학뿐 아니라 세계 문학사에서도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톨스토이의 만년 사상과 종교적 성찰, 사회 비판 의식이 집대성된 작품으로, 당시 러시아 사회와 귀족계급에 대한 비판, 사법제도의 모순, 그리고 종교의 위선을 고발하는 목소리가 매우 강하게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문학적 측면에서는 <전쟁과 평화>나 <안나 카레니나>와 비교해 극적인 서사보다는 설교적이고 도덕적 색채가 강해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비평가들은 <부활>을 '톨스토이의 인간 구원론'이라고 부릅니다. 이 작품은 개인이 타락과 방황을 거쳐 내면적 구원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며,이 작품은 개인이 타락과 방황을 거쳐 내면적 구원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며, 구원은 신의 은총이나 종교적 교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깨달음과 이웃에 대한 사랑,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말합니다. 주인공 네흘류도프의 변화는 곧 톨스토이 자신이 평생을 걸쳐 고민해온 인간 존재의 의미와 윤리, 종교적 실천에 대한 응답이기도 합니다.
또한 <부활>은 러시아 사법제도와 감옥 제도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현실 고발적 성격이 강합니다. 부패한 귀족, 무능한 관리, 폭력적인 형무소, 무관심한 법관 등 러시아 체제의 모든 모순이 적나라하게 묘사되며, 이는 오늘날에도 사회 제도와 인권 문제를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가집니다. 마슬로바와 같은 사회적 약자의 삶을 통해 톨스토이는 인간 존엄성의 문제를 끝까지 파고듭니다.
하지만 <부활>은 예술적 완성도 측면에서 기존 톨스토이의 작품과 차별화됩니다. 비평가들은 지나치게 직설적인 도덕적 설교, 선악 구도의 단순화, 구체적 사건보다 관념에 치중된 서사 등을 단점으로 지적합니다. 그러나 톨스토이는 예술보다 '진리의 전달'을 더 우선시했으며,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행동하는 윤리와 신앙을 촉구하고자 했습니다. 그 의도는 분명하게 독자에게 전달됩니다.
이 작품은 종종 <전쟁과 평화>나 <안나 카레니나>에 비해 덜 읽히지만, 오늘날에도 인권, 사회 정의, 구원이라는 주제를 고민하는 독자에게 여전히 강한 울림을 줍니다. <부활>은 문학이라는 장르를 넘어, 시대와 인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 톨스토이
톨스토이(Leo Tolstoy)는 1828년 러시아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으며,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는 유년 시절부터 고아가 되어 친척들의 보호 아래 성장했으며, 모스크바와 카잔 대학에서 법학과 동양어를 공부했으나 학업에는 큰 흥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젊은 시절 방탕한 생활을 하던 톨스토이는 1851년 형을 따라 군에 입대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 시기 <유년 시절>, <소년 시절>, <청년 시절>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하였고, 이후 <세바스토폴 이야기>를 통해 사실주의 문학가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톨스토이의 문학은 단순한 서사가 아니라 인간 존재와 도덕, 역사, 신앙에 대한 깊은 고민에서 출발합니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는 그 절정에 있는 작품으로, 러시아 역사와 개인의 삶, 운명, 사랑, 도덕적 선택을 웅장하고도 섬세하게 그렸습니다. 특히 <전쟁과 평화>는 단순 소설을 넘어 역사 철학서, 사상서로까지 평가받으며, 현대 서사문학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만년의 톨스토이는 종교적·도덕적 회심을 겪으며, 재산과 귀족적 특권을 부정하고 무소유의 삶, 비폭력주의, 도덕적 실천을 강조하는 사상을 전개했습니다. 그는 러시아 정교회에서 파문당할 만큼 기존 체제와 종교의 위선을 비판하며, <부활>을 통해 그 사상의 실천을 문학으로 옮겼습니다. 또한 그는 농민 교육, 감옥 개혁, 빈민 구호 등 사회 운동에도 적극 참여하며 행동하는 지식인의 삶을 살았습니다.
톨스토이는 문학가를 넘어 사상가, 윤리가, 종교인이었습니다. 간디를 비롯한 수많은 인물에게 영향을 끼친 그의 비폭력과 사랑의 사상은 오늘날까지도 유효합니다. 그의 작품은 시대를 초월해 인간 내면의 선과 악, 구원과 타락, 사랑과 이해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지며, 독자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그는 1910년, 신분과 재산을 버리고 떠난 여행 중 열차역에서 숨을 거두며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삶과 문학은 지금도 전 세계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