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는 전체주의 사회를 그려낸 소설
SF는 먼 우주를 다루는 작품부터, 지구의 과학발전을 다루는 작품, 시간여행을 다루는 작품 등 다양한 하위 장르가 있습니다. 그중 지금 현실사회를 비판적으로 재해석한 가상세계를 다루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유토피아> 이후로, SF에서 이런 가상세계를 다루는 작품들은 꾸준히 사회비판적인 내용을 담아 인기를 얻어왔습니다. 사회 불평등을 비판하는 소설도 있고, 여성불평등을 비판하는 소설도 꾸준히 나옵니다. 저는 대학에 가서 <이갈리아의 딸들(Egalia's Daughters: A Satire of the Sexes)>을 처음 읽고 여성주의 관점의 SF를 처음 접했습니다. 언젠가 소개하고 싶은 책인 <이갈리아의 딸들>은 처음 읽었을 때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남녀의 역할을 바꾼 가상세계가 배경인데, 이 소설이 주는 강렬함은 정말 남달랐습니다. 제가 페미니즘 운동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죠. <시녀 이야기>를 처음 읽었을 때 충격 또한 <이갈리아의 딸들>에 못하지 않았습니다. <시녀 이야기>는 지금이라도 불가능해보지 않는 정치적 퇴행을 다루고 있어 충격적이었고, 걱정이 되었습니다. 특히 트럼프의 등극, 한국에서 20~30대 남성의 보수화, 요즘같이 백래시가 심한 시국에 <시녀 이야기>의 현실이 닥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더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시녀 이야기>은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Margaret Atwood)가 1985년에 발표한 디스토피아 소설로, 여성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는 전체주의 사회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 작품은 미국이 무너지고 등장한 가상의 신정 국가 ‘길리아드 공화국’을 무대로, 여성의 생식 능력을 국가의 도구로 이용하는 체제를 그립니다. 주인공 오브프레드는 ‘시녀’로 지정된 여성으로, 지배계층 남성에게 아이를 낳는 것을 유일한 임무로 부여받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 가족, 자유를 상실한 채 감시와 통제를 받으며 살아가지만, 점차 내면의 저항 의지를 다져갑니다. 이야기의 전개는 오브프레드의 내면 독백과 회상을 통해 비선형적으로 이루어지며, 독자는 길리아드의 모순된 규범과 억압적 시스템을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됩니다. 작품은 여성의 신체와 자유를 둘러싼 정치적 지배, 종교적 광신, 그리고 사회의 무관심이 어떻게 개인을 억압하고 소외시키는지를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특히 여성의 권리가 법적으로 제거되고, 언어마저 통제되는 극단적인 설정은 현실 세계에 대한 경고로 작용합니다. ‘오브프레드’라는 이름조차 개인이 아닌 소유물임을 상징하며, 인간의 존엄과 정체성에 대한 깊은 물음을 던집니다. 작품의 말미에서 오브프레드의 운명은 열린 결말로 남겨지며, 독자로 하여금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생각하게 만듭니다.
젠더와 권력에 대한 문제를 직시하게 만드는 작품
<시녀 이야기>은 출간 이후 세계 각국의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 독자들 사이에서 이 작품은 단순한 소설을 넘어, 젠더와 권력에 대한 문제를 직시하게 만드는 하나의 거울로 받아들여집니다. 오브프레드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억압받는 상황에서도 인간으로서 존엄을 지키려는 저항의 힘을 느낄 수 있다고 평가합니다. 많은 독자들은 작품이 ‘현실에 있을 법한 악몽’처럼 느껴진다고 말하며, 길리아드 사회의 규칙들이 과장된 허구가 아니라 현실 세계의 문제들을 확대 투영한 것이라는 점에서 공포감을 느낍니다. 일부 독자들은 특히 여성의 몸과 역할이 어떻게 정치적 도구로 전락할 수 있는지를 이 소설을 통해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고 말합니다. 이 소설은 단순히 페미니즘 문학으로만 읽히지 않고, 인간의 자유, 신념, 저항에 대한 보편적인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다양한 배경의 독자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TV 시리즈와 함께 젊은 세대 독자층에도 새롭게 알려지며, 시대를 초월한 메시지를 다시금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반면 일부 독자들은 서사 구조의 복잡성과 철학적 메시지의 무거움 때문에 몰입이 쉽지 않다고 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다수 독자들은 이 작품이 던지는 물음과 긴장감 있는 전개, 그리고 뛰어난 문체로 인해 단순한 소설을 넘어 ‘경험하는 작품’이라 말합니다.
평론가들은 <시녀 이야기>을 20세기 후반 페미니즘 문학과 디스토피아 장르의 결정적인 이정표로 평가합니다. 많은 문학 비평가들은 이 작품이 조지 오웰의 <1984>,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나란히 현대 디스토피아 문학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봅니다. 특히 이 작품은 단순한 사회 비판을 넘어서, 문학적 완성도와 상징성, 구조적인 정교함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평론가들은 길리아드 사회를 구성하는 언어, 규범, 계급 시스템이 치밀하게 설계되어 있어 독자에게 생생한 세계를 제공한다고 말합니다. 여성의 권리 박탈을 국가 시스템으로 정당화하는 설정은 그 자체로 충격적이며, 현실 정치와 종교적 이념이 결합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다고 평합니다. 또한 작품이 전개되는 방식, 즉 주인공의 혼잣말과 회상을 중심으로 한 서술 방식은 독자의 감정이입을 유도하며, 긴장감을 유지하는 문체 또한 탁월하다고 평가합니다. 한편 일부 평론가들은 이 작품이 너무나 현실에 가깝기 때문에 ‘경고문’으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들은 특히 애트우드가 작품 속 모든 제도와 통제를 역사적 실례에 기반해 구성했다는 점에서, <시녀 이야기>이 공상 소설이라기보다는 ‘가능한 미래의 역사’에 가깝다고 분석합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사회에서는 작품이 반이민, 반페미니즘 정서가 고조될 때마다 재조명되며, 시대를 초월하는 작품의 영향력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미래에 경고를 던지는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
마거릿 애트우드(Margaret Atwood)는 1939년 캐나다 오타와에서 태어난 세계적인 작가이자 문학비평가, 환경운동가입니다. 그녀는 토론토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며 문학적 기반을 다졌고, 1961년 첫 시집을 발표한 이래로 소설, 시, 에세이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 왔습니다. 애트우드는 60년 넘는 작가 생활 동안 사회, 성, 권력, 환경 등 다양한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며 전 세계 독자들의 지지를 받아왔습니다. 대표작으로는 <시녀 이야기(The Handmaid’s Tale) > , <눈먼 암살자(The Blind Assassin)>, <오릭스와 크레이크(Oryx and Crake)>, <불타는 질문들(Burning Questions)> 등이 있으며, 특히 디스토피아적 상상력과 현실 비판적 시각을 접목한 작품들로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그녀의 작품 세계는 흔히 페미니즘 문학으로 분류되지만, 단순한 이념적 주장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 본성과 권력 구조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줍니다. 애트우드는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9년에는 <시녀 이야기>의 후속작인 <증언들(The Testaments)>로 부커상(Booker Prize)을 수상하며 다시 한번 세계 문단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기술과 문명의 발전이 인간성과 자유에 미치는 영향을 끊임없이 탐구하며, 인류의 미래에 대해 경고와 질문을 던지는 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까지도 활발한 창작 활동을 이어가며, 현대 문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성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